[Book]전쟁과 학교

Posted 2009/06/06 02:17, Filed under: Education


    

    '전쟁과 학교' 이치석 지음 / 삼인사
    2학년 2학기 '교육사 및 교육 철학'을 통해 만난 책.
    책을 읽고 요약 및 느낀점을 써야 했다.
    다음은 느낀점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 책은 근대학교가 품고 있었던 어두운 그늘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근대화 시대에 국민 만들기를 하지 않은 곳은 없다. 새삼 놀라운 사실은 반인류적인 '우리 국민이 아닌 것들은 모조리 잡아먹어도 된다'라는 식인사상이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졌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식인사상의 흐름이 어떤 토대에서 생겨났는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어서 이것이 이미 시작되어버린 막을 수 없는 인류 역사의 흐름이었다는 가정을 세웠다. 그리고 이 역사의 흐름에 중심에서 철저하게 역할 수행을 한 학교교육. 그곳에 선 교사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들을 한명, 한명 만난다면 어떤 이야길 들려줄까. 근대학교교육의 전체적인 겉모습만 본다면 황국신민교육으로부터 반공교육에 이르기까지 학생의 자아를 죽이는 일관된 교육을 받아온 우리나라의 현실은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기대보다 훨씬 희망적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이는 가르침의 현장에서 제도적 장치에 반하는 자신의 정직하고 양심에 찬 자아를 보여준 교사들이 분명히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두움 속을 비추는 한 줄기의 작은 빛과 같은 존재.

  근대이건 현대이건 국가가 운영하는 공교육은 정치적인 세력과 결코 구분되기 어려운 것 같다. 근대학교와 현대의 우리학교의 모습은 무엇이 다를까. 자본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세계는 매일 자본의 전쟁을 하고 있다. 때때로 신격화된 천황처럼 자본이라는 것은 어른들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 같을 때가 많다. 창의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인재육성이 필요하다고 외칠 때, 우리는 그 창의성과 리더십의 목적이 자본에 종속되지 않아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를 풍요롭게 해주는 자본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자본에 두는 것을 경계하자는 뜻.)

  내가 교단에서면 나는 학교교육의 시스템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식민시대에 ‘죄의식 없는 악인’들의 자기 입장유지를 위한 양심을 속인 친일발언들의 영향력에 학생들이 완전히 세뇌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교육의 엄청난 힘을 발견함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낀다.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마주하는 것. 그곳에 선 교사는 마치 플라톤이 말한 ‘철인’이 되어 ‘철인통치’를 하는 것처럼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나는 정치적인 제도권에 속한 상태에서 이 섬세한 아이들 앞에 선체로 내가 꿈꾸는 ‘교육학적 꿈’을 그려낼 수 있을까.

  우리는 (적어도 나는) ‘교육’의 문제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였지만 ‘학교교육’의 문제에는 민감하지 못했다. 학교교육이 자연스럽게 정치와 손을 잡고 있었음을 이제야 깨달은 것은 나의 민감치 못한 안목 때문일까 아니면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인정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일까. 

  분명한 것은 현대에서도 근대학교교육과 다르지 않게 어른들의 이상에 맞도록 학생들을 강제로 길러 내려하는 모습을 너무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은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의 물음으로 귀결된다. 교육의 목적은 좀 더 나은 대학으로 학생을 진학 시킨다는 것이나 자본주의 시대에 좀 더 많은 자본을 소유하는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 등이 아니다. (사실 그 물음은 답이 없는 물음일 것이다.) 

  다만 원하는 바는 내가 교단에 서게 되었을 때 나보다 앞선 세대의 교사들이 보여줬던 한 줄기 빛을 그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나 또한 그곳의 어두운 곳을 비추는 작은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내가 좀 더 용기 있고 지혜롭기를….


200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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